FLIR ONE Pro - 첫 인상과 야외 활용기

저는 스마트폰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 모듈인 FLIR ONE을 오랫동안 사용해 왔습니다. 이런 종류의 카메라는 적외선 방출량을 측정하여 피사체의 따뜻하고 차가운 지점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데, 일반적으로 매우 비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 모듈의 핵심 부분만 남기는 식으로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작동과 처리를 연결된 스마트폰에 일임함으로서 가격을 종전보다 크게 낮추는 것이 가능해 졌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FLIR ONE 계열 제품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그 중에서도 아이폰5 또는 5S에만 끼워 쓸 수 있도록 설계된 1세대 제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세대의 제품들은 폭넓은 스마트폰을 지원할 수 있도록 다시 설계되었지요. 그래서 저는 FLIR 측이 가장 최근 세대의 제품 중에서도 고급형에 해당하는 FLIR ONE Pro를 시험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에 대해 매우 감사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얼마나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는지 직접 알아보는 것에 대한 기대감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FLIR ONE Pro 꾸러미의 내부 구성

이 제품은 화려한 상자에 포장되어 왔는데, 속에는 본체, USB-C 충전 케이블, 휴대용 파우치, 쪽지 몇 장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포장 스타일은 예전과 변함 없이 전문적인 느낌을 주고 있었고, 휴대용 파우치가 포함된 점은 칭찬할만 했습니다. 덕분에 어디든지 들고 다닐 수 있어서 제품이 제대로 빛을 볼 수 있게 되니까요.

간편 안내서를 보면 스마트폰에 모듈을 연결한 뒤 FLIR ONE 앱을 설치하라는 정도의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꽂고 바로 쓰는 물건이라 간략하게 정리한 점은 납득이 가지만, 기본적인 앱 기능에 대해 좀 더 설명을 해 주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1세대 FLIR ONE(왼쪽 위), FLIR ONE Pro(오른쪽 아래), 교통카드(왼쪽 아래) 간 크기 비교

1세대 본체와 비교를 해보면, 주된 구성품이라고 할 수 있는 열화상 센서와 일반 카메라 한 쌍의 모습은 별로 변한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본체 전체를 보자면 엄청나게 달라져 있지요. 1세대 제품은 아이폰5/5S를 감싸도록 만들어져 있다 보니 길쭉한 모양 속에 큰 배터리를 넣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센서 부분 옆에 센서 재조정 / 전원 스위치도 달려 있습니다.

반면에 FLIR ONE Pro는 스마트폰의 데이터/충전 포트에 꽂을 수 있도록 설게되어 있고 크기는 교통카드보다 작습니다. 본체 연결단자의 길이는 두꺼운 케이스에도 문제가 없도록 단자 바로 아래에 있는 회전부를 돌려서 조절하게끔 만들어져 있습니다. 단, 소형화를 추구하다 보니 내장 배터리는 종전보다 크게 줄어들어서 1세대 제품보다 사용시간이 줄어들어 버렸습니다. 본체 아랫부분에는 상태 표시등이 내장된 작은 전원 버튼이 있으며, 센서를 자동 재조정하는 기능 덕분에 별도의 수동 버튼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텔레비전 근처 장치들을 FLIR ONE Pro로 관찰한 모습 (50% 크기)

물론 겉모습만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뒷받침하는 기술부터 눈에 띄게 향상이 되었더군요. FLIR ONE Pro의 열화상 센서는 160x120 해상도이고 출력 사진 및 동영상의 크기는 1440x1080입니다. 온도 감지 범위는 -20 ~ 400도 사이이므로 요리나 3D 프린팅 등 고온이 사용되는 응용분야에 활용하는데 적합합니다.

텔레비전 근처 장치들을 1세대 FLIR ONE으로 관찰한 모습 (100% 크기)

이에 반해 1세대 FLIR ONE은 80x60 짜리 센서가 장착되어 있고 사진 및 동영상 크기는 640x480로 나오며 온도 범위는 0 ~ 100도입니다. 쉽게 말해 모든 사양에서 FLIR ONE Pro가 4배 "향상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FLIR ONE Pro의 보급형 제품인 3세대 FLIR ONE의 경우 여전히 80x60 센서를 쓰지만 온도 감지 범위는 향상이 되었고 (-20 ~ 120도) Pro 제품과 동일한 크기로 사진을 출력합니다.


FLIR ONE Pro의 휴대성 덕분에 스마트폰과 분리한 채로 들고다니는 데에 부담이 없었습니다. 1세대 제품과 큰 차이이죠. 온도를 측정할 필요가 생기면 주머니에서 꺼내서 스마트폰에 연결한 뒤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하는데 1분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소요시간 중 절반 이상은 본체가 가동 준비하는데 기다리는 시간이었고요.

구름 낀 여름 날의 거리 풍경을 열화상으로 본 모습

위에 찍은 사진을 보시면 걸어다니기에 지면이 너무 뜨거워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당시 구름이 많이 낀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스팔트 표면은 이미 40도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정보를 이용해서 아이들이 바깥에 나가 놀기에 적절한 상황인지를 파악하는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편의점의 냉장 코너는 정상인 듯 합니다

이윽고 동네를 산책한 후 한 숨을 돌리기 위해 시원한 음료를 마시려고 근처 편의점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냉장제품 코너는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원하는 만큼 충분히 차가운 음료를 골라내는데 열화상 측정 결과를 활용했습니다. 가게 주인이 FLIR ONE Pro를 쓴다면 매대 온도에 이상이 없는지 관찰하는데 쓸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땡볕이 내리쬐는 여름 날, 야외에 차를 주차해 두었습니다

요즘 슬슬 여름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으니 야외에 차를 주차해서 실내가 달아오르는 것에 대해 모든 운전자들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FLIR ONE Pro로 열 분포를 측정한다고 해서 차량이 식지는 않겠지만 이런 정보를 활용하면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겠지요.

주차할 당시 뒷 좌석의 온도는 32도 정도였네요

주차한 직후에 좌석 온도는 32도 정도였습니다. 앉은 사람들의 체온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기준 온도입니다.

그런데 2시간 후 돌아와 보니 51도로 상승했습니다

2시간 후 돌아와 보니 좌석이 종전보다 약 20도 올라서 상당히 뜨뜻해졌습니다. 자리에 앉기에도 불편했고 안전벨트는 손대기에 너무 뜨거웠지요. 아이들을 앉히기 전에 신선하고 덜 더운 바깥 공기를 순환시켜야 했습니다. 한편, 비슷한 상황이되 구름이 낀 날에는 온도가 10도 정도만 올랐고 바로 타기에 너무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자동차 실내의 열화상 사진을 보여주니 언제 차를 타는 것이 괜찮은지 설명하기가 쉬워졌습니다.

대시보드는 시작부터 51도였군요

차량 전면유리 바로 아래에 있는 대시보드의 경우 직사광선에 노출되어 있어서 운전 중 이미 50도 이상으로 데워진 상태였습니다. 주차할 때까지 에어컨을 틀어놓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셈이지요.

그런데 나중에는 81도까지 올라서 더욱 심하게 뜨거워졌습니다

거기서 2시간이 지나고 나니 상황은 더욱 안 좋아졌습니다. 대시보드 온도가 80도를 넘어가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다른 물건이 놓여 있었다면 그만큼 뜨거워져 있었을 겁니다. 이 부근에 설치하는 내비게이션이나 블랙박스는 이 정도의 열을 견디도록 설계가 되어 있던지, 열에 의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발화성 물질을 두면 매우 위험하지는 것은 당연하고요.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야외 환경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매우 다양하며 FLIR ONE Pro의 휴대성 덕분에 필요한 지점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기술의 발달을 통한 소형화가 가져다 주는 편의성을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지요. 다음 글에서는 실내로 이동해서 모험을 계속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법적 고지사항: 이 글에 소개된 제품(FLIR ONE Pro)은 제품 사용기 작성의 목적으로 제조사(FLIR 코리아)로부터 대여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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