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년의 볼트EV 운전 결과 종합 정리

저의 볼트EV는 첫 해에 24,099.4km를 이동했습니다

2019년 6월 1일 저의 볼트EV가 첫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2만4천여 킬로미터를 누비면서 차량의 상태와 특성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세세한 기록을 남겨왔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여러 해에 걸쳐 전기차가 어떤 상태가 되어가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런 기록이 이해를 돕는데 좋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2018년 월부터 2019년 5월까지의 볼트EV 월간 통계 - 이동거리, 연비, 배터리 용량

볼트EV를 구입하기 전에는 매월 평균 1천 km 정도 운전했습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구입 후 두 배로 뛰었습니다. 저렴한 유류비가 주요 원인이었고(휘발유 대비 1/10도 안됨) "새로운 차에 대한 호기심"도 한몫 했습니다. 극단적인 온도가 배터리 성능과 공조기 가동에 영향을 줌에 따라 여름과 겨울에 효율이 떨어지기는 했습니다만 큰 틀에서 보면 연비가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재충전하기 전까지 최대한 멀리 가기 위해서 운전 성향을 부드럽게 바꿔나간 결과에 의한 것이지요.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프 아래쪽에 있는 3개의 선은 다양한 방법으로 계산한 배터리 용량입니다. 배터리 열화는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점이므로 이 부분도 면밀히 추적해 나갔습니다. 보고된 수치에 따르면 저의 볼트EV는 처음에 58.63kWh 어치의 가용용량(총 용량 65.14kWh)을 가지고 있다가 24,099.4km 주행 후 55.98kWh(총 용량 62.20kWh)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열화가 4.52% 된 셈입니다. 선형적으로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16만 km 주행 후 배터리 용량은 정확히 70.0% 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 평균 보증과 대략적으로 앞뒤가 맞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고 현재까지는 볼트EV의 배터리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럼 왜 선을 굳이 3개 씩이나 표시한 것일까요? 볼트EV가 배터리 건강상태를 직설적으로 알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OBD-II 단자에서 읽을 수 있는 매개변수 식별번호(PID) 중 하나인 #2241A3의 데이터는 배터리 용량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가지지만 어떻게 해석할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래서 제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해석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차가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배터리 용량을 추론하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전력 소비 후 배터리 충전량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계기판에 배터리 충전상태(표시잔량, Displayed SoC)가 5% 단위로 표시되기는 하지만 마이쉐보레(MyChevrolet) 앱과 OBD-II PID #228334 수치가 더 정확하며 이들은 각각 1% 및 0.4% 단위로 표시됩니다. 한편,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에너지 소비량을 0.1kWh 단위로 표시합니다. 두 수치를 가지고 계산해보면 주황색의 "표시잔량 기반 가용용량" 선이 나옵니다. 만약 표시잔량 대신 실제 SoC 데이터를 OBD-II PID #015B에서 뽑아서 사용하고 그 결과에 0.9를 곱할 경우 초록색의 "SoC 기반 가용용량" 선이 나오는데, 주황색 선과 거의 똑같은 추세를 보입니다. 그럼 왜 0.9를 곱해야 할까요?

볼트EV 배터리 잔량 비교 - 표시 기준 대 SoC 기준

그 이유는 배터리 스트레스 발생 및 수명 단축을 피하기 위해서 표시잔량 범위가 배터리의 전체 용량을 모두 아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지금까지의 기록에서 두 수치가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조사인 GM이 원래 각 말단에 4%의 여유를 두려고 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수집한 데이터를 보면 실제로는 5%에 가까운 것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즉, 표시잔량 상 0%와 100%는 실제 SoC 상에서 5%와 95%에 각각 해당되는 셈입니다. 실제 SoC의 90% 범위 내에서만 표시잔량이 이동하므로 두 선이 맞춰지기 위해서 0.9만큼 곱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100% 표시잔량에서 살짝 올라가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신가요? 완속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표시잔량이 100%에 도달한 뒤에도 계속 충전이 되다가 96 ~ 96.5% SoC 값에서야 비로소 완료되는데에 따른 모습입니다. 이렇게 되면 주행가능거리가 약간 더 늘어나게 됩니다.)

PID #2241A3으로 돌아가서, 이 수치는 배터리 전하를 0.1Ah 단위로 나타낸 것과 수상하리만큼 비슷합니다(예: 1,751). 환경부에 공식적으로 보고된 배터리 전하가 174Ah인 점과 비교하면 알 수 있습니다. 배터리 전압의 경우,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정격전압이 3.7V이고 96개의 팩이 직렬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355.2V으로 볼 수 있습니다.

1,751Ah x 355.2V = 621,955.2Wh ~= 62.20kWh

측정값이 1,751이라면 총 배터리 용량이 이렇게 나올 것이고, 가용용량은 여기에 0.9를 곱해서 55.98kWh가 되는 식입니다. 이 계산식으로 끌어낸 선이 파랑색의 "보고된 가용용량"입니다. 보시다시피 주황색 및 초록색 선과 잘 맞아떨어지는 편이되, 기울기가 좀 더 완만합니다. 이에 따라 OBD-II PID에서 나오는 배터리 용량 데이터의 해석은 다음과 같게 됩니다.

PID #2241A3 x 0.03552 = 총 용량
총 용량 x 0.9 = 가용용량

거리에 따른 볼트EV 연비 및 배터리 용량 추이 - 표시 및 SoC 값에 기반한 값과 실제 보고된 값

이번에는 이동거리에 따라 변화한 연비와 배터리 용량을 보기로 합니다. 5천 km와 1만1천 km 부근에서 연비가 내려앉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는 매우 덥거나 추운 온도에서 운전해서 그랬던 것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연비는 천천히 나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배터리 용량을 나타내는 3개의 선을 보면 대체로 서로 밀접하게 있다가 1만7천 ~ 2만2천 km 지점에서 크게 요동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구간은 2019년 3 ~ 4월 정도에 해당하는데, 파랑색 선(보고된 가용용량)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고 이후 나머지 두 선과 다시 만나게 됩니다.

24,000km 주행에 걸친 볼트EV의 충방전 사이클

어떤 분들은 이런 결과가 나오기 위해 충전을 일반적인 형태로 해왔냐고 물어보실 수 있겠습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여드리면서 제 생각에는 그렇다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장거리 여행 중이 아니라면 가급적 100%까지 충전을 하려고 하고 있으며, 주변 여건이 되는 때에 따라서 급속충전(50 ~ 100kW)과 완속충전(7kW)을 자유롭게 골라 써왔습니다. 그리고 충전잔량이 20%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 충전하려고 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10%대로도 종종 내려간 적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신 바를 요약해 보자면, 저의 볼트EV는 건강한 상태이며 저는 점점 더 효율적으로 운전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전기차는 지금까지 저희 4인 가족이 장거리, 단거리 가리지 않고 모든 여행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탄탄하게 소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런 모습이 유지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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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allu 작성일: :

좋은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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