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하나, 위성 하나, 그리고 소행성 하나

2015년 9월 10일 나타난 해왕성과 303 조세피나의 움직임 (19% 크기)

명왕성이 서쪽 지평선으로 향해 감에 따라 남쪽 창문을 통해 보는 망원경의 시야에 한 행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해왕성이었지요. 제 눈으로 직접 보는 건 처음이었지만 다른 행성보다 상대적으로 어두눈 것을 감안하여 (7.8등급) 별을 찍을 때와 같은 방식으로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역시나 사진에는 6.9등급 짜리인 HD 214686이라는 별 옆에서 움직이는 밝은 점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움직이는 물체가 이 뿐만이 아니었음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13등급 정도 되는 희미한 점이 해왕성보다도 훨씬 빨리 이동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밝기로 추측해보건대, 작지만 이미 알려져 있는 천체임에 틀림 없었습니다.

마이너 행성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해 보니 이 천체는 303 조세피나로 밝혀졌습니다. 소행성대에 있는 지름 약 100km짜리 소행성입니다. 완전히 우연의 일치로 행성과 소행성을 여러 사진에 걸쳐 동시에 촬영했던 것입니다.

별 사이로 움직이는 해왕성과 위성 트리톤 (50% 크기)

하지만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해왕성이 옆으로 약간 튀어나오거나 작은 점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알아보니 해왕성의 위성 중 압도적으로 큰 녀석인 트리톤이었습니다. 이것의 밝기는 13.5등급입니다. 하루를 두고 찍은 사진에서 보아도 행성을 기준으로 위치가 이동한 것을 분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장시간 셔터 개방으로 촬영을 한 덕에 행성과 위성과 소행성을 한 번에 다 찍은 셈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프레임을 전체 크기로 보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참조하세요.

해왕성, 트리톤, 그리고 조세피나
망원경: 셀레스트론 넥스스타 6SE
장치: 소니 A5000 (직초점)
설정: (1500mm) - (f/10)
필터: 없음
위치: 대한민국 나주

#1: ISO 800 - 20초 - 2015-09-10 00:14 대한민국 표준시
#2: ISO 800 - 20초 - 2015-09-10 01:12 대한민국 표준시
#3: ISO 800 - 20초 - 2015-09-10 02:34 대한민국 표준시
#4: ISO 1000 - 30초 - 2015-09-10 23:28 - 23:30 대한민국 표준시 (3장 적층)
#4: ISO 1000 - 30초 - 2015-09-11 00:32 - 00:37 대한민국 표준시 (2장 적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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