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전력소비 추적하기 (제1부)
작성자: Wesley 작성일:서준전기에서 나온 "가정용 전기요금 측정기"
지난 달 설치한 스마트 미터는 잘 작동하고 있지만, 이것으로 개별 가전제품의 전력소비량을 정확하게 측정하려고 하면 나머지 제품이 모두 안정화된 상태여야 하기 때문에 제법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바로 꽂아서 쓸 수 있는 전력량 측정장치를 사보기로 했습니다. 비교를 좀 해본 결과 앞서 스마트 미터를 제작한 회사에서 출시한 제품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인 것으로 보이더군요. SJPM-C16으로 불리는데, 할인받은 후 22,400원 정도에 구입했습니다.
이런 전력량 측정장치를 쓰는 목적은 단순히 전기를 얼마나 썼는지 알아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걸 가지고 어떻게 절전할 수 있을까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포장 상태부터 마음에 들더군요. 간소하고 군더더기 없게 만들어져 있어서 공간이나 재료 낭비가 거의 없어 보였습니다.
큼지막한 1장짜리 설명서가 들어있고 제품 본체는 소형 카메라 만합니다
사용 설명서마저도 깔끔하게 접힌 한 장 짜리 종이였는데, 사용하는데 필요한 모든 내용을 잘 담고 있었습니다. 6단계로 나뉘어 기하학적으로 비싸지는 한국의 희한한 주택용 전기료에 대한 내용이나, 이 제품이 전기료 계산을 할 때 이 점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까지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다른 체계를 사용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고, 각 단계별 가격도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변동사항이 발생해도 계속 사용이 가능한 셈이지요.
이런 유용한 도구가 준비되었으니, 집 안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각종 전자기기의 전력소비량을 측정해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거실 텔레비전의 전력소비량을 측정 중
이 측정장치는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한 총량을 알려주기도 하고 현재의 측정량 (전압, 전류, 그리고 여기서 계산된 전력)도 알려줍니다. 지금은 여러 기기를 돌아가면서 확인할 것이기 때문에 이 중 전력량 표시에만 초점을 두기로 했습니다.
저희 집에서 가장 전력을 많이 소비할 것으로 예상하는 두 기기를 꼽는다면 냉장고와 텔레비전이 되겠습니다. 절약할 여지를 우선적으로 찾아봐야 하는 제품들이지요. 그런데 전자의 경우 무거운 본체 뒤에 플러그가 숨어있는 상태여서 일단 9년 정도 된 삼성전자의 117cm(46인치) LCD 텔레비전을 먼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화면 모드 | 밝기 | 전력 (W) | 비율 (%) |
---|---|---|---|
선명 | 10 | 218.2 | 128.2 |
표준 | 7 | 170.2 | 100.0 |
영화 | 6 | 151.8 | 89.2 |
바로 확인해 보자마자 알 수 있는 사실은 최근에 LED 백라이트를 쓰는 제품들보다 전력소비량이 높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최대 밝기를 쓰는 "선명"한 화면이 아니었던 게 다행일 따름이지요. 이 모드에서는 50W 가까이 더 썼을테니 뒷면에 적힌 최대 소비전력 230W에 육박하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170W 씩이나 나오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밝기를 낮춰 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듯 했습니다.
TV의 절전 모드 사용하기 - 끄기 / 약하게 / 중간 / 강하게 / 자동
그러다가 필요한 설정을 전체적으로 한 번에 해주는 "절전 모드" 메뉴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초기 설정은 꺼짐으로 되어 있었는데, 각 절전 단계가 어떻게 전력소비량과 밝기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절전 모드 | 전력 (W) | 비율 (%) |
---|---|---|
끄기 | 170.2 | 100.0 |
약하게 | 130.2 | 76.5 |
중간 | 103.4 | 60.8 |
강하게 | 85.4 | 50.2 |
한 단계 올라갈 수록 화면은 점차 어두워지면서 전력 소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가장 강한 설정에서는 원래의 절반 수준으로 전력 소비가 떨어지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놓고 쓰니 온 식구가 모두 너무 화면이 어둡다고 불평을 하는 바람에 결국 중간 설정에 놓고 쓰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보기에도 괜찮았고 65W 이상 절약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만약 하루에 4시간 텔레비전을 켜놓을 경우 한 달에 8kWh 절감하는 셈이 됩니다. 나쁘지 않군요.
물론 약간씩 절약을 해도 모아놓고 보면 제법 커질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집 안에서 쓰고 있는 모든 가전 및 전자기기의 전력사용량을 취합하고 있는 중입니다. 벌써 뭔가 흥미로운 점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다음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