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조건에서 볼트 EV 충전하기
작성자: Wesley 작성일:
대한민국 환경부는 전국에 걸쳐 있는 전기차 급속충전망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자체 망 전체의 40%에 육박하는 1100여 개의 신규 충전기를 설치하고 시범 운영하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지요. 저는 운 좋게도 사는 곳 근처에 이런 충전기가 하나 생겨서 (심지어 100kW 버전임) 볼트 EV의 충전 특성을 한 푼 안 내고 시험해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5월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펌웨어 업데이트를 거쳐 정상 유료 운영이 될 예정이기는 하지만, 근처 충전기에 적용되기 전에 이상적인 조건과 매우 가까운 충전 과정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그래프는 당시에 기록한 데이터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환경부 충전기가 40분 내지 41분 충전시간 제한이 있다는 사실인데, 이는 한 사람이 너무 오랫동안 충전기를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그래서 연속 충전과 최대한 흡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아무도 없는 새벽 시간에 충전 작업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래프에서 약간 "튀는" 부분이 생겼으나 (64% - 41분째 / 88% - 82분째) 전체적인 모습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충전속도는 배터리의 충전잔량(SoC, State of Charge)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보는 것이 이해를 도와줍니다. 보시다시피 충전 전류는 특정 "구역" 안에서 대체로 일정하게 유지되며, 어느 수준의 잔량에 도달하게 되면 한 단계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구역 내에서 실제 충전 전력은 서서히 증가합니다. 충전 전압이 오르기 때문인데, 배터리에 에너지가 채워지면서 각 셀의 전압 자체가 증가하는 것을 직접 반영하고 있습니다. 본체에 탑재된 288개의 셀은 3개씩 병렬로 연결된 것이 한 묶음으로 되어 총 96개 묶음이 직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셀 전압과 충전 전압에는 거의 100배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배터리의 온도 또한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여러 충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충전 시작 당시 24 ~ 27°C 정도가 되어야 볼트 EV가 최대 충전 전력(50% 미만에서 약 150A)에 진입합니다. 만약에 이보다 춥게 되면 약간 느리게 시작한 뒤 서서히 전류가 증가하다가 배터리가 24°C 정도까지 데워지면 150A에 이르게 됩니다. 너무 뜨거울 경우에는 (30°C 이상) 과열 방지를 위해 충전 전류가 95A 상한에 걸립니다.
차량에 전기가 채워지길 기다리는 사람 관점에서는 각 충전 구역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알고 있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같은 데이터를 시간 기준으로 재가공하여 보여드리면 위와 같이 됩니다. 주요 수치들은 다음 테이블에 축약하여 정리했습니다.
표시 잔량과 실제 잔량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면, 둘은 약 75% 정도에서 만나며, 그 위로는 표시잔량이 더 크고, 그 밑으로는 실제 잔량이 더 크게 됩니다. 양 끝에서 서로 4%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그만큼 내부적으로 과충전이나 과방전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나타낸 전력과 전류 값은 충전기 기준입니다. 차량 기준 값은 이것의 96% 내외로, 충전 과정에 내재된 손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배터리까지 에너지가 전달되면서 추가적인 손실이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10% 이상 차이가 나게 됩니다.
100kW (500v x 200A) 충전기를 써서 유리할 때는 충전잔량이 50%에 도달할 때 까지이고, 이마저도 그리 대단한 수준은 아닙니다. 한국에 있는 50kW 충전기는 최대 전류가 110A 내지 120A이므로, 사용할 경우 1.06%/분 충전 속도가 50% 잔량 미만에서도 적용된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10% 잔량에서 시작하면 100kW 충전기를 쓸 때 50kW 충전기 대비 10분 가량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볼트 EV의 매우 보수적인 충전 규칙 덕분이지요.
그럼 이 모든 정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장거리 여행 중에 충전 전략을 세우기 위한 좋은 토대 쯤 되지 않을까 합니다. 충전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차량의 충전잔량은 최소 10 ~ 20%, 최대 70 ~ 80%로 유지하고, 매 충전 시간은 1시간 내로 잡는 것입니다. 마지막 25%를 충전하는 것만으로도 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충전기가 별로 없는 곳을 가려는 것이 아닌 이상 완전 충전을 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닌 셈이지요. 한편, 충전할 때의 주변 온도는 가급적 20°C 내외를 유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건물 속이나 그늘에 있는 충전기를 찾아봐야겠죠.
5월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펌웨어 업데이트를 거쳐 정상 유료 운영이 될 예정이기는 하지만, 근처 충전기에 적용되기 전에 이상적인 조건과 매우 가까운 충전 과정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그래프는 당시에 기록한 데이터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환경부 충전기가 40분 내지 41분 충전시간 제한이 있다는 사실인데, 이는 한 사람이 너무 오랫동안 충전기를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그래서 연속 충전과 최대한 흡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아무도 없는 새벽 시간에 충전 작업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래프에서 약간 "튀는" 부분이 생겼으나 (64% - 41분째 / 88% - 82분째) 전체적인 모습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100kW 충전기를 사용한 볼트 EV의 충전 곡선 - 표시잔량 기준
충전속도는 배터리의 충전잔량(SoC, State of Charge)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를 기준으로 데이터를 보는 것이 이해를 도와줍니다. 보시다시피 충전 전류는 특정 "구역" 안에서 대체로 일정하게 유지되며, 어느 수준의 잔량에 도달하게 되면 한 단계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구역 내에서 실제 충전 전력은 서서히 증가합니다. 충전 전압이 오르기 때문인데, 배터리에 에너지가 채워지면서 각 셀의 전압 자체가 증가하는 것을 직접 반영하고 있습니다. 본체에 탑재된 288개의 셀은 3개씩 병렬로 연결된 것이 한 묶음으로 되어 총 96개 묶음이 직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셀 전압과 충전 전압에는 거의 100배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배터리의 온도 또한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여러 충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충전 시작 당시 24 ~ 27°C 정도가 되어야 볼트 EV가 최대 충전 전력(50% 미만에서 약 150A)에 진입합니다. 만약에 이보다 춥게 되면 약간 느리게 시작한 뒤 서서히 전류가 증가하다가 배터리가 24°C 정도까지 데워지면 150A에 이르게 됩니다. 너무 뜨거울 경우에는 (30°C 이상) 과열 방지를 위해 충전 전류가 95A 상한에 걸립니다.
100kW 충전기를 사용한 볼트 EV의 충전 곡선 - 충전시간 기준
차량에 전기가 채워지길 기다리는 사람 관점에서는 각 충전 구역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알고 있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같은 데이터를 시간 기준으로 재가공하여 보여드리면 위와 같이 됩니다. 주요 수치들은 다음 테이블에 축약하여 정리했습니다.
표시 잔량과 실제 잔량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면, 둘은 약 75% 정도에서 만나며, 그 위로는 표시잔량이 더 크고, 그 밑으로는 실제 잔량이 더 크게 됩니다. 양 끝에서 서로 4%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그만큼 내부적으로 과충전이나 과방전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잔량범위 (%) | 지속시간 (분:초) | 충전속도 (%/분) | 전력 (kW) | 전류 (A) |
---|---|---|---|---|
10 ~ 50 | 28:30 | 1.40 | 53 | 149 |
50 ~ 67 | 16:00 | 1.06 | 39 | 107 |
67 ~ 83 | 24:00 | 0.67 | 25 | 66 |
83 ~ 92 | 20:00 | 0.45 | 18 | 46 |
92 ~ 98 | 17:00 | 0.35 | 11 | 29 |
98 ~ 100 | 08:30 | 0.24 | 6 ~ 10 | 17 ~ 28 |
100kW (500v x 200A) 충전기를 써서 유리할 때는 충전잔량이 50%에 도달할 때 까지이고, 이마저도 그리 대단한 수준은 아닙니다. 한국에 있는 50kW 충전기는 최대 전류가 110A 내지 120A이므로, 사용할 경우 1.06%/분 충전 속도가 50% 잔량 미만에서도 적용된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10% 잔량에서 시작하면 100kW 충전기를 쓸 때 50kW 충전기 대비 10분 가량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볼트 EV의 매우 보수적인 충전 규칙 덕분이지요.
그럼 이 모든 정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장거리 여행 중에 충전 전략을 세우기 위한 좋은 토대 쯤 되지 않을까 합니다. 충전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차량의 충전잔량은 최소 10 ~ 20%, 최대 70 ~ 80%로 유지하고, 매 충전 시간은 1시간 내로 잡는 것입니다. 마지막 25%를 충전하는 것만으로도 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충전기가 별로 없는 곳을 가려는 것이 아닌 이상 완전 충전을 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닌 셈이지요. 한편, 충전할 때의 주변 온도는 가급적 20°C 내외를 유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건물 속이나 그늘에 있는 충전기를 찾아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