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켓A CPU 배수 락 풀기 (2/2)
작성자: Wesley 작성일:
AMDZone의 게시판에 이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농담이지!'란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만 사실이다. 여러분의 책상에 굴러다니고 있는 간단한 연필이 소켓A CPU의 락을 풀기 위한 열쇠이다.
사용할 연필의 심은 정상적인 흑연이고, HB정도의 굳기면 된다. 다시 말하자면 문방구에서 살 수 있는 평범한 연필이면 된다. 너무 굳은 심을 쓰면 브리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 너무 무른 심을 쓰면 너무 빨리 닳아 우리가 할 정밀 작업에 부적합해질 수 있다. 연필깎기로 조심스럽게 깎은 뒤 종이에 약간 끄적여 끝이 너무 뾰족하지 않도록 한다.
개인적으로는, 연필보다 샤프를 더 추천한다. 심이 매우 가늘어 사용중에 끝이 너무 무뎌지는 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0.5mm 샤프에 HB 굳기의 샤프심을 쓴다. 이것 또한 흔히 쓰는 표준 규격이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연결할 브리지는 소켓A CPU 우측 상단에 있는 L1 브리지이다. 위에 보이는 그림은 본인의 듀론 650이 믿음직스러운 샤프로 락이 풀리는 장면이다. 코어 왼쪽에 붙어있는 전선은 Asus A7V에 포함된 온도 측정 저항이므로 상관하지 말자. 이제 락 풀기에 뛰어들어보자!
조그만 L1 브리지가 잘 보여야 하므로 눈 가까이에 CPU를 한 손으로 들고 다른 손으로는 연필을 든다. CPU를 꼭 잡은 채로, 연필심을 브리지 위에 앞뒤로 문지른다. 한 번에 한 브리지에만 문지르도록 조심한다. 그러지 않으면 옆 브리지와 단락된다. 흑연이 브리지를 완전히 덮을 때까지 연필을 문지르는데, 약 20~30초 가량 걸린다. 네 개의 L1 브리지에 각각 이 작업을 반복한다. 모두 끝나면 이렇게 보일 것이다.
 | 그림에서 보듯이 흑연이 브리지를 완전히 덮고 있어서 금색이 나지 않고 매우 어둡게 보여야 한다. 비스듬하게 들어보면 흑연이 빛을 반사해야 한다. 이제 여러분은 락이 풀린 프로세서를 손에 쥐게 되었다. 소켓A에 다시 꽂고, 히트싱크를 설치하고, 배수 조정이 가능하도록 설정한다. Asus A7V의 경우 A7V 설정 페이지를 참조한다. 제대로 작업을 끝냈는지 컴퓨터를 켜본다. 제대로 부팅된다면 축하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조심스럽게 다시 시도해본다. |
핵심을 말하자면, 소켓A 프로세서의 락을 푸는데 있어서 유도펜 대신 연필을 쓴다고 다른 점은 없다. 흑연의 전도성이 유도펜 속의 물질보다 못할지는 몰라도 매우 짧은 거리를 잇게 되고 L1 브리지로 약간의 전류가 통하기만 하면 되므로 이 방법에는 별 손색이 없다. 학교나 워크숍에서 연필심으로 전도성 실험을 해본 것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떤 분은 연필심을 통해 전기를 흐르게 하면 연기가 나게 되므로 안전하지 않지 않냐는 의견을 내었다. 본인도 학교 실험에서 연필 심에 전기를 흘리다 연기를 내며 태운 경험이 기억나는데, 이 때는 고전압, 고전류를 썼을 때였고 L1 프리지를 통과하는 전류는 여기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하루 24시간 컴퓨터를 켠 상태로 몇일을 돌리고 있는데 (RC5 암호 해독 팀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 ^_^) 처음 가동시킬 때 연기가 나지도 않았고 이 글을 위한 사진을 찍었을 때 연결 부위가 손상된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요컨대, 락을 푸는 작업이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별 문제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을 하다가 CPU가 손상되어도 책임을 질 수는 없지만, 만약 실패를 했더라도 시스템에 피해를 줄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