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2018 동계올림픽 관람기 - 금빛 경주와 강릉
작성자: Wesley 작성일:![](/blog/uploads/PyeongChangOlympics17.jpg)
남자 스켈레톤 3차 시기 종료 후 트랙을 수작업으로 정빙하는 모습 구경하기
아이스링크는 일반적으로 차량형 정빙기 (일명 잠보니)를 몰고 다니면서 정빙하게 됩니다. 그래서 남자 스켈레톤 4차 시기 시작 전에 트랙을 정빙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비슷한 종류의 기계가 트랙을 돌게 되는 건가 궁금했습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기술이 그 정도까지 발전되지는 않았더군요. 열풍기와 빗자루를 든 작업자들이 시작부터 끝까지 트랙을 쓸면서 표면을 매끄럽게 하고 있었습니다. 메달 수상자들이 결정될 마지막 시기 직전에 가진 45분 간의 평온한 휴식시간 동안 벌어진 단 하나의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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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시기 순간포착 - 윤성빈 (위, 금메달), 김지수 (아래, 6위)
오전 11시 15분부터 상위 20명의 선수들이 성적 오름차순으로 4치 시기에 참여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김지수 선수는 15번째로 달리고, 이미 압도적인 기록을 보이던 윤성빈 선수는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할 때마다 열기가 점점 고조되었고 김지수 선수는 환호하는 관중들 앞에서 인상적인 경주를 보여주며 순위를 유지했습니다. 본 경기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윤성빈 선수는 흠잡을 데 없고 범접할 수도 없는 경주를 펼치며 대중을 압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위 선수와의 합산 기록 차이는 1.63초였는데, 마르틴스 두쿠르스 선수가 단 0.11초 차이로 메달을 놓쳤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엄청난 격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기장은 환호의 도가니가 되었고, 우리 가족은 이렇게 가까이서 역사적인 사건을 목격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기뻤습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썰매종목 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딴 순간이었죠. 그 메달 색깔이 금색이고 이런 압도적인 차이로 획득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윤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의 모습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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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시상식에서 윤성빈 선수가 우승자로 우뚝 섰지만 인파가 엄청나다 보니 먼 거리에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경기 종료 직후 메달 수상자들을 축하하는 현장 시상식이 피니쉬 하우스(Finish House)에서 열렸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부근에 사람들이 가득 차서 제대로 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사회자가 윤성빈 선수를 시상대로 부를 때 환호성을 더해주는 데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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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이 세운 50.02초라는 시간은 본인의 4번째 시기이자 본 경기 마지막 경주에서 나온 트랙 신기록이었습니다
들뜬 기분을 바로 내려놓고 싶지는 않았기에 윤 선수의 최종 경주 시간을 보여주던 전광판 앞에서 사진을 찍은 다음 비로소 나머지 사람들과 같이 경기장 아래로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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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을 서서히 가라앉히면서 셔틀버스를 다시 타러 언덕 아래로 걸어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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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이미 긴 줄이 형성되어서 버스를 타는 데에만 30분 이상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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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강릉 수송몰로 차를 몰고 간 뒤 강릉 올림픽 파크로 가는 TS20 셔틀버스를 탔습니다
원래는 평창 (대관령 수송몰)과 강릉 (북강릉 수송몰) 사이를 오가는 TS31 셔틀버스를 탈 계획이었지만 시간에 제대로 맞춰 오지 않던 관계로 가족 모두 집에서 몰고 온 차를 타고 강릉으로 향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한 뒤 TS20 셔틀버스에 탔는데, 15분만에 올림픽 파크 앞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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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오벌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을 뒤로 하고 강릉 올림픽 파크에 입장하는 모습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강릉 올림픽 파크까지 오는데는 총 2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되니 오후 4시 40분에 시작하는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 입장권을 산 게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더 일찍 하는 경기였다면 시간이 부족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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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CBC 방송이 활발하게 올림픽 취재를 하고 있었습니다
북미에서 아이스하키의 인기를 반영하듯 강릉 하키 센터 부근에서 캐나다의 CBC와 미국의 NBC 방송 취재진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두 방송국은 한국 사람들에게 상반된 인상을 남겼습니다. CBC의 경우 올림픽 방송 오프닝 애니메이션에서 한국 문화의 시각적 요소와 분위기를 매우 잘 살린 것으로 평가받음은 물론 방송 로고도 "2018 평창"이라고 한글로 썼습니다. 이 로고는 사진에 찍힌 촬영기사가 입은 패딩코드 오른쪽 위에도 새겨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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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NBC 방송 또한 취재에 열중이었는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근방에 큰 현지 스튜디오도 세웠습니다 (사진에는 안 보임)
반면, NBC의 경우 올림픽 방송 해설자 중 한 명이 개막식에서 일본의 한국 강점기에 대하여 망언을 하게 되어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후속 조치도 매끄럽지 못한 것 또한 아쉬움을 남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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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모습을 자랑하는 슈퍼스토어에는 각종 올림픽 관련 기념품을 구입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길게 줄서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평창 경기의 마스코트들, 즉 올림픽의 수호랑과 패럴림픽의 반다비의 모습이 잘 나왔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강릉 올림픽 파크 한가운데 있던 슈퍼 스토어(Super Store)에 들어가기 위한 사람들이 저녁 시간대까지 길게 줄을 서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기다려서 들어갈만한 시간이 도무지 나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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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 식당은 오후 3시에도 사람들이 가득했지만 질서정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침 이후 아무런 식사를 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줄은 관중 식당에 대신 서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줄이 빨리 이동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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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재빠르게 나왔고 맛도 괜찮았는데, 가격은 이해할만한 수준이었으나 다소 비싼 편
식사는 12가지 (종류는 양식, 한식, 국수) 중 고를 수 있었고 가격은 대부분 9천 원에서 1만3천 원 사이였습니다. 일반적인 예상보다는 약간 비싼 편이었지만 신속하고 깔끔하게 제공되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정도는 타협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차분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고, 비로소 다음 경기를 볼 준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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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 식사를 마무리하고 OAR-SLO 경기를 보러 강릉 하키 센터로 이동했습니다
올림픽 파크를 입장할 때에 한 번 입장권 확인을 거쳤는데, 경기장에 들어갈 때 재차 확인을 받았습니다. 입장하고서도 러시아 출신 선수들과 슬로베니아 사이의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가 시작하기까지 30분 이상 시간이 남았기에 무언가 다른 걸 할만한 것이 있나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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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안에 설치된 올림픽 주제의 증강현실 게임을 능숙하게 소화하고 있는 하윤이
그렇게 찾은 것 중 하나가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증강현실 기반 게임이었습니다. 화면의 지시대로 똑같이 움직이면 점수가 많이 올라가더군요. 세린이와 하윤이 둘 다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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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기념품 판매점에는 사람이 가득했고 수호랑 인형처럼 인기있는 제품은 금세 품절되었습니다
인기 상품들을 모아놓은 소규모 공식 기념품 판매점도 한 켠에 있었습니다. 몇몇 상품들에 관심이 가기는 했는데 여기에 선 줄도 제법 긴 편이라서 구입하기도 전에 관중석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3 피리어드 진행 도중 나와서 몇 가지를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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